격지자간 계약

민법은 “격지자”를 따로 정의하지 않으면서 격지자 사이의 계약은 승낙 통지를 발송한 때 성립한다고 정한다(민법 제531조). 이 글은 유효한 청약을 받은 상대방이 그 자리에서 즉시 대화로 답하는 것이 아니라 승낙 통지를 보내는 경우를 다룬다. 승낙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계약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청약이 유효해야 하고, 승낙이 청약과 일치해야 하며, 승낙기간에 관한 규정도 함께 통과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답을 우편이나 메시지로 보내는 계약입니다. 민법은 모든 요건을 갖춘 승낙이라면 상대방이 읽은 날이 아니라 보낸 때를 계약 성립시점으로 잡습니다. 그러나 늦게 도착했거나 내용을 바꿔 답했다면 그대로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달주의와 무엇이 다른가

격지자 사이의 승낙은 도달 때가 아니라 발송 때가 계약 성립시점이다(민법 제531조).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생기고(민법 제111조 제1항), 도달한 청약은 원칙적으로 철회하지 못한다(민법 제527조).

두 규정을 섞으면 안 된다. 청약이 상대방에게 도달하기 전에 상대방이 우연히 같은 거래를 원했다고 해서 그 청약에 대한 승낙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유효한 청약을 받은 사람이 그 내용 그대로 승낙 통지를 발송했다면, 제531조가 적용되는 범위에서는 발송 시점이 계약 성립시점이 된다.

우편영수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승낙을 언제 보냈는지와 상대방에게 언제 도착했는지가 서로 다른 규정에 쓰이므로 두 기록을 모두 남겨야 합니다.

승낙기간은 어떻게 확인하나

청약에 승낙기간이 있으면 그 기간 안에 청약자가 승낙 통지를 받았는지를 본다(민법 제528조 제1항). 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면 거래의 성질상 상당한 기간 안에 받았는지를 본다(민법 제529조). 따라서 제531조의 발신주의만 보고 기간 마지막 날에 답을 보냈으니 반드시 성립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청약에 승낙기간이 정해진 경우, 보통이라면 그 기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발송인데 승낙이 기간 뒤에 도달했다면 청약자는 지체 없이 상대방에게 연착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 도달 전에 지연 통지를 이미 발송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청약자가 연착 통지를 하지 않으면 승낙 통지는 연착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민법 제528조 제2항·제3항). 승낙기간을 정하지 않은 청약에 이 연착 통지·의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다.

제528조와 제529조의 경우에 연착된 승낙은 청약자가 이를 새로운 청약으로 볼 수 있다(민법 제530조). 그때는 원래 청약자가 연착된 승낙을 새 청약으로 볼 것인지가 다시 문제 된다.

답의 내용이 다르면 어떻게 되나

승낙은 청약의 내용과 일치해야 한다. 가격·수량·이행기 같은 조건을 붙이거나 내용을 바꾸어 승낙하면 원래 청약을 거절하면서 새로운 청약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534조). 제목에 “승낙”이라고 썼거나 “대체로 동의한다”고 표현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승낙 통지가 필요 없으면 언제 성립하나

승낙 통지가 필요 없는 경우에는 승낙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사실이 있는 때 계약이 성립한다. 청약자의 의사표시나 관습에 따라 통지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되는 별도 성립방식이다(민법 제532조).

상인이 상시 거래관계에 있는 사람에게서 영업부류에 속한 계약의 청약을 받았다면 지체 없이 낙부 통지를 발송해야 한다. 이를 게을리하면 승낙한 것으로 본다(상법 제53조).

전자우편·메신저에서는 무엇을 보나

보내기 버튼을 누른 시각이 아니라 법률상 송신·수신 시점과 그 표시가 승낙인지를 본다. 전자문서는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효력이 부인되지 않는다(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4조 제1항). 작성자 또는 대리인이 송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한 뒤 수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으로 전송되어야 송신된 것으로 본다(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6조 제1항). 수신자가 시스템을 지정했다면 그 시스템에 입력된 때가 원칙이고, 다른 시스템에 입력됐다면 수신자가 검색 또는 출력한 때로 추정한다. 시스템을 지정하지 않았다면 수신자가 관리하는 시스템에 입력된 때로 추정한다(같은 조 제2항).

이 규정은 전자문서의 송신·수신을 판정하는 기준이다. 개별 계약에서 청약인지 승낙인지, 내용이 일치하는지, 민법 제531조가 적용되는지는 별도로 판단한다. 대리인이나 자동 시스템이 보낸 표시의 작성자 귀속과 수신자의 정당한 신뢰·주의 예외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7조에 따라 확인한다.

송신할 때 수신 확인을 명시적으로 요구했는데 상당한 기간 또는 지정·약정 기간 안에 확인 통지를 받지 못했다면 송신 철회 가능성도 확인한다(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9조). 작성자와 수신자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제6조부터 제9조까지와 다른 약정을 할 수 있으므로(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10조), 플랫폼 약관과 당사자 합의도 확인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청약서에서 승낙기간과 도달 방법을 먼저 확인한다. 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거래의 성질상 상당한 기간이 얼마인지가 쟁점이 된다(민법 제528조, 민법 제529조).
  • 승낙에는 청약의 거래대상·가격·수량·이행기와 같은 핵심 조건을 그대로 적는다. 변경이 있으면 원래 청약의 거절과 새 청약으로 취급된다(민법 제534조).
  • 우편 영수증, 전자우편 원문, 송신기록, 상대방 시스템의 수신확인 등으로 발송시점과 도달시점을 각각 보존한다.
  • 온라인 소비자 거래의 청약철회는 계약 성립과 별개의 문제다. 통신판매의 철회기간·방법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의 특칙을 따로 확인한다.
  • 국제물품매매처럼 별도의 국제규범이나 특별법이 적용되는 거래에는 민법 제531조의 결론을 그대로 확장하지 말고 적용 규범부터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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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9월 5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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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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