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법리는 구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의 조합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2024도20470).
쉽게 말하면 — 조합에 출자하고 의결권이 있어도, 실제로는 조합이 정한 근무시간과 복무규율 등에 매여 임금을 목적으로 일했다면 근로자일 수 있습니다.
근로자성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2024도20470).
업무내용의 결정, 취업규칙·복무규정의 적용, 상당한 지휘·감독, 근무시간·장소의 구속, 독립 사업 가능성, 이윤·손실 위험, 보수의 근로 대가성, 기본급·원천징수·사회보험, 계속성·전속성 등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전체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근로를 제공했다고 인정되는 이상, 일부 징표가 없거나 다른 지위를 함께 가진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2024도20470).
조합원 지위와 근로자 지위는 양립할 수 있는가?
조합원 지위와 근로자 지위는 양립할 수 있다. 판결은 구법과 정관 등에 따른 의결권·선거권, 사업 이용과 잉여금 배당 등은 조합관계의 문제이고, 그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관계의 존재 가능성이 당연히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2024도20470).
협동조합은 사업 수행 과정에서 조합원과 근로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법률관계를 맺을 수 있다. 조합원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조합원의 지위와 별도로 근로자로서의 지위도 인정될 수 있다(2024도20470).
택시협동조합 사건에서는 무엇을 보았는가?
대법원은 택시협동조합 승무직 직원들이 조합원 지위와 아울러 근로자 지위에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택시운송사업자인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택시운수종사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앞서 본 근로자성 판단 요소들을 적용함에 있어 다음 두 가지를 함께 살펴보고 고려하여야 한다(2024도20470).
- 협동조합이 아닌 택시운송사업자 소속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일반적인 택시운수종사자와 비교할 때 업무 내용, 보수의 책정 및 지급 방식, 노무관리 등에 있어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 사업장 밖에서 근로함에 따라 업무 수행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지휘·감독이 어려운 택시운전업무의 특성 등
비교 대상은 협동조합이 아닌 택시운송사업자인 사용자가 취업규칙 또는 인사(복무)규정을 통하여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소정근로일수 등 업무의 내용과 임금의 책정·지급방법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하여 사전에 정한 것이다(2024도20470). 대법원은 조합이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을 통하여 근무일·근로시간·임금 등을 정한 것은 그 비교 대상과 실질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보았다(2024도20470). 조합이 승무직 직원들의 택시 운행 과정에 대하여 실시간으로 지휘·감독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이는 택시 운행 업무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만한 결정적인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2024도20470).
승무직 직원들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취업규칙의 복무규율을 적용받았으며, 실제 업무지시·근태·배차관리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였다. 운행노선과 휴식시간에 자율성이 있더라도 소정근로시간과 납입 기준금 등을 고려하면 운행 여부·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승무직 중 일부에게 의결권 등이 있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독립하여 자기 계산으로 사업을 하거나 이윤·손실 위험을 스스로 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반영됐다(2024도20470). 이런 사정에 비추어 대법원은 조합과 승무직 직원들이 택시운전업무와 관련된 근로제공에 관하여 맺은 법률관계가 협동조합이 아닌 택시운송사업자와 그 소속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일반적인 택시운수종사자 사이의 관계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했다(2024도20470). 대법원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이 법률관계가 조합원으로서의 지위에서 맺은 법률관계와 별도로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2024도20470).
구법 사건을 현재에 어떻게 적용하는가?
현재의 개별 조합원에 대해서도 조합원 자격 확인과 실제 근로제공관계 판단은 별개다. 정관상 권리만이 아니라 실제 계약과 업무수행 자료를 함께 검토한다.
판결은 2020년 3월 31일 개정 전 협동조합 기본법을 적용했고, 그 법에서 근거로 든 조문은 협동조합의 정의(제2조 제1호)와 조합원 자격(제20조)이다(2024도20470). 현행 협동조합 기본법 제2조 제1호도 “협동조합”을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으로 정의한다. 같은 법 제20조는 조합원은 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동의하고 조합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자로 한다고 정한다.
근로자로 인정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근로자로 인정되면 근로기준법의 금품 청산 규정과 그 위반에 대한 벌칙 규정이 적용된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36조).
제36조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같은 조 제2항 본문은 「제36조 … 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다. 같은 항 단서는 「다만, 제43조의2에 따라 명단 공개된 체불사업주가 명단 공개 기간 중에 제36조 … 를 위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한다.
형사책임은 사용자가 누구인지도 별도로 판단한다. 사용자는 사업주뿐 아니라 사업 경영 담당자 등을 포함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판례상 사업 경영 담당자는 사업 경영 일반에 책임을 지며 사업주에게서 경영 전부 또는 일부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대외적으로 대표·대리하는 사람이다. 이 사건에서는 형식상 이사인 피고인이 사실상 조합을 경영한 사정 등을 들어 사용자로 인정했으며, 근로기준법 위반을 유죄로 본 원심을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했다(2024도20470).
조합관계와 근로관계 자료는 어떻게 나누는가?
조합관계 자료에는 가입신청, 출자금, 정관, 총회 의결권·선거권, 잉여금 배당과 탈퇴·환급 규정이 포함된다. 근로관계 자료에는 근로계약, 취업규칙, 소정근로시간, 배차·근태관리, 업무지시, 임금산정표와 징계기준이 포함된다.
같은 사람이 두 자료군에 모두 등장할 수 있다. 조합원으로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있어도, 별도로 정해진 시간과 복무규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근로 대가를 받았다면 근로관계가 병존하는지 판단한다.
반대로 출자나 조합원 권리가 형식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근로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 업무의 독립성, 이윤·손실 부담, 다른 사람을 사용해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지 등 전체 요소를 대조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조합 가입·출자·의결권 자료와 근로계약·취업규칙을 분리해 본다.
- 업무지시, 근태·배차관리, 근무시간·장소의 구속 자료를 확인한다(2024도20470).
- 조합원이 독립적으로 이윤·손실 위험을 부담했는지 대조한다(2024도20470).
- 택시운송사업자인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택시운수종사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면, 협동조합이 아닌 택시운송사업자 소속으로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일반적인 택시운수종사자와 업무 내용·보수의 책정 및 지급 방식·노무관리 등에 차이가 있는지 본다(2024도20470).
- 판결이 적용한 구 협동조합 기본법(2020년 3월 31일 개정 전)과 현행 정관·법령을 구별한다(2024도20470).
- 조합관계 자료와 근로관계 자료를 분리한 뒤 병존 여부를 판단한다(2024도20470).
관련
- 개념·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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