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에서 법원은 기록에 나타난 자료를 근거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사실도 판단할 수 있다(2009두18035 판결요지 [3]). 당사자가 간과한 것이 분명한 법률상 사항에는 의견진술 기회를 주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 새로운 거부사유의 판단에는 처분사유 변경의 제한도 적용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쉽게 말하면 — 산지 복구계획을 승인해 달라고 신청했는데, 창고를 완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2009두18035 이유 2). 기록에는 산지전용기간이 끝났다는 사실도 나와 있었습니다(2009두18035 이유 2). 대법원은 그 사실에 따른 복구의무와 승인요건을 심리했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돌려보냈습니다(2009두18035 이유 2·3). 당사자가 그 사실의 법적 의미를 따로 주장하지 않았어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2009두18035 판결요지 [3]).
어떤 자료에 관하여 직권판단할 수 있나?
법원은 소송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근거하여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사실도 판단할 수 있다(2009두18035 판결요지 [3]). 직권판단은 당사자가 별도로 주장하지 않은 사실도 법원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행정소송법 제26조).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증거조사도 할 수 있다(같은 법 제26조).
당사자의 구체적인 주장 여부와 판단할 자료가 기록에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2006두7430 이유 2). 자기 사건에서는 제출된 서류나 조사된 증거 중 어떤 부분이 해당 사실을 보여 주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2009두18035 이유 2).
취득세 사건에서는 신탁계약과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의 내용이 과세요건 판단의 자료가 되었다(2025두35801 이유 1·2). 과세관청은 위탁자 지위가 이전되어 부동산을 취득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부과했다(2025두35801 이유 1마). 대법원은 계약 내용과 체결 경위 등을 살펴 위탁자 지위를 유효하게 취득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2025두35801 이유 2나1). 이에 과세가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심리 부족 등을 이유로 파기환송했다(2025두35801 이유 2나2·3).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심리를 생략할 수 있나?
법원은 제출된 자료로 처분의 적법성이 합리적으로 의심된다면, 구체적 주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심리를 생략할 수 없다(2009두18035 판결요지 [3]). 이런 경우 법원은 당사자에게 설명을 요구하거나 직권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2006두7430 이유 2).
주유소 사이의 거리
주유소 설치 사건에서는 일반지역을 지나는 도로 구간도 주유소 사이의 거리에 포함하는지가 문제 되었다(2006두7430 이유 2). 원심은 일반지역의 도로 구간을 빼고 거리를 계산하여 설치대상자 선정처분을 위법하다고 보았다(2006두7430 이유 2). 그러나 대법원은 당시 적용 규정이 일반지역의 도로 구간을 빼도록 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2006두7430 이유 2).
원심이 인정한 기록상 거리는 일반지역을 포함하면 당시 거리제한 기준을 충족했다(2006두7430 이유 2). 대법원은 그 자료에 따라 허가기준 충족 여부를 심리했어야 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2006두7430 이유 2·3).
산지전용기간의 만료
산지 복구 사건에서는 목적사업인 창고건축이 끝나지 않았어도 산지전용기간은 이미 만료되어 있었다(2009두18035 이유 2). 원심은 창고건축 조건의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복구설계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2009두18035 이유 2). 대법원은 당시 적용 법률상 기간 만료만으로도 복구의무가 생기므로 그 이유로 승인을 거부할 수 없다고 보았다(2009두18035 이유 2).
이 사건에서는 창고건축을 목적사업으로 본 해석이나 허가조건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2009두18035 이유 1). 파기환송의 이유는 기록에 나타난 기간 만료에 따른 승인요건을 심리하지 않아 거부처분을 적법하다고 본 잘못이었다(2009두18035 이유 2·3).
새 법률상 관점에 의견을 낼 기회는 보장되나?
법원은 당사자가 간과한 것이 분명하다고 인정되는 법률상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 행정소송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는 민사소송법의 규정이 준용된다(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준용은 이 경우 행정소송에도 해당 소송규정을 적용한다는 뜻이다(같은 법 제8조 제2항).
당사자는 간과한 것이 분명한 법률상 사항의 적용 여부와 그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법원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같은 법 제136조 제4항).
재판장은 소송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사실상·법률상 사항을 질문하거나 증명을 촉구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1항). 이를 석명이라고 한다(같은 법 제136조 제1항). 질문하거나 증명을 촉구할 권한과, 간과가 분명한 법률상 사항에 의견진술 기회를 줄 의무는 구별된다(같은 법 제136조 제1·4항).
처분청의 새로운 처분사유까지 직권으로 인정할 수 있나?
법원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다른 거부사유에 명시적 동의가 없는데도 이를 심리하여 거부처분을 적법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여기서 동의하는 사람은 거부처분을 받은 상대방이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처분사유는 처분청이 처분의 근거로 든 사유를 말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1]).
처분사유의 동일성
항고소송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다른 사유를 추가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2023두61349 판결요지 [1]). 동일성은 법률적 평가 이전의 구체적인 사회적 사실이 기본적인 점에서 같은지를 뜻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1]). 처분 당시 제시한 사실을 그대로 두고 근거 법령만 보태거나 사유를 구체화하는 경우는 새로운 사유의 추가·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2023두61349 판결요지 [1]).
다만 사실관계가 같더라도 법률적 평가나 근거 법령을 바꾸면서 처분 내용도 바꿀 필요가 생기면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2023두61349 판결요지 [1]). 대법원은 일정 요건이면 정해진 처분을 하는 기속행위가 재량으로 결정하는 행위로 바뀌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2023두61349 이유 2가1). 이런 때에는 처분을 취소한 뒤 처분청이 다시 절차를 거쳐 새로 처분해야 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1]).
거부사유 변경에 대한 동의
거부처분을 받은 사람이 새 거부사유의 실체적 타당성까지 같은 소송에서 판단받는 데 명시적으로 동의하면 예외가 인정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법원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달라도 추가·변경을 허용할 수 있고, 허용한 사유의 타당성을 심리·판단해야 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새 사유도 위법하여 취소판결이 확정되면, 처분청은 그 사유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도 따라야 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상대방이 아무 의견도 밝히지 않으면 법원은 사유 변경 제한을 주장할지, 새 사유의 타당성까지 판단받을지 의사를 밝히도록 석명해야 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명시적 동의 없이 새 거부사유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직권심리의 한계를 벗어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건축허가 거부 사건에서는 당초 폐기물 처리업체의 신규 진입 필요성 등을 들었다가 소송 중 주변 환경 피해 등을 추가했다(2023두61349 이유 1가2·2나1다). 대법원은 두 거부사유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같다고 보기 어렵고, 상대방의 명시적 동의도 없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2023두61349 이유 2나1·2). 이에 새 사유로 거부처분을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2023두61349 이유 2다·3).
상대방의 설명이 필요하면 법원에 무엇을 요청할 수 있나?
당사자는 필요한 경우 재판장에게 상대방의 설명을 요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3항). 다툼이 되는 사실이나 법률상 쟁점을 분명히 하도록 요청할 때 활용할 수 있다(같은 법 제136조 제1·3항). 상대방에게 설명을 요구해 달라는 요청과 간과한 법률상 사항에 자신의 의견을 진술하는 것은 각각 가능하다(같은 법 제136조 제3·4항).
처분청이 새 거부사유를 내세웠다면, 상대방은 그 사유를 같은 소송에서 판단받는 데 동의하는지 의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건축허가 거부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새 사유의 내용에 반박했어도 명시적 동의가 없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되었다(2023두61349 이유 1가5·2나2).
실무 체크포인트
자기 사건의 자료와 소송 진행을 다음 항목별로 확인한다.
- 기록의 해당 부분: 주장하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제출자료와 그 기재 내용을 짚는다(2009두18035 이유 2).
- 법률상 사항: 당사자가 분명히 놓친 법률상 사항이라면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주어지는지 확인한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
- 처분사유의 변화: 처분서에 적힌 사유와 소송에서 추가된 사유의 구체적인 사실을 대조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1]).
- 새 거부사유에 관한 의사: 사실관계가 다른 거부사유의 타당성까지 판단받을지 동의 여부를 분명히 한다(2023두61349 판결요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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