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상 신뢰보호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은 행정기본법 제12조와 행정절차법 제4조에 규정되어 있다. 판례는 행정청의 견해표명을 믿은 개인의 이익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으로 침해되었는지를 요건별로 판단하고(2022두60011 판결요지 [1]), 처분의 취소·법령 개정·장기간의 권한 불행사는 장면마다 따로 판단한다.

쉽게 말하면 — 甲과 乙은 부가 2001년 6월 14일 출생신고를 한 뒤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았고, 각각 17세가 되던 해인 2015년과 2017년에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습니다(2022두60011 이유 1.나., 1.라.). 성인이 된 뒤 2019년 1월 8일 국적보유판정을 신청했으나, 법무부장관은 2019년 10월 1일 국적비보유 판정을 했습니다(2022두60011 이유 1.바.).

처분이 행정기본법 시행 전인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판결요지 [2]는 이 판정이 甲과 乙의 신뢰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한 사례입니다(2022두60011 판결요지 [2], 이유 4.).

신뢰보호의 원칙은 어떤 법률에 정해져 있나?

행정청의 신뢰보호는 표제가 「신뢰보호의 원칙」인 행정기본법 제12조와 표제가 「신의성실 및 신뢰보호」인 행정절차법 제4조가 정한다. 예외 문언도 행정기본법 제12조 제1항은 「제3자의 이익」, 행정절차법 제4조 제2항은 「제3자의 정당한 이익」으로 다르다.

조문문언
행정기본법 제12조 제1항행정청은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4조 제1항행정청은 직무를 수행할 때 신의(信義)에 따라 성실히 하여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4조 제2항행정청은 법령등의 해석 또는 행정청의 관행이 일반적으로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졌을 때에는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해석 또는 관행에 따라 소급하여 불리하게 처리하여서는 아니 된다

행정기본법 제12조 제2항은 장기간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한 경우를 따로 정한다. 그 문언과 단서는 마지막 절에서 본다.

행정기본법은 행정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정한다(행정기본법 제5조 제1항). 행정절차법은 처분, 신고, 확약, 위반사실 등의 공표, 행정계획, 행정상 입법예고, 행정예고 및 행정지도의 절차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정한다(행정절차법 제3조 제1항).

행정절차법은 같은 법 제3조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같은 항 제9호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2조가 정하고, 그 제2호는 「외국인의 출입국ㆍ난민인정ㆍ귀화ㆍ국적회복에 관한 사항」, 제5호는 「조세관계법령에 의한 조세의 부과ㆍ징수에 관한 사항」이다.

행정기본법 부칙 제1조 본문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한다(공포 2021. 3. 23.). 단서가 공포 후 6개월 또는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는 조로 열거한 조문에 제12조는 들어 있지 않다.

아래 판결 가운데 2022두60011은 처분(2019. 10. 1.)이, 2021두45671은 처분(2018. 11. 13.)이 행정기본법 시행 전이다. 두 판결의 참조조문은 각각 「행정기본법 제12조 제1항, 행정절차법 제4조 제2항」과 「행정기본법 제12조, 행정절차법 제4조 제2항」을 적는다.

행정청의 행위에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려면 어떤 요건을 갖추어야 하나?

행정상의 법률관계에서 행정청의 행위에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려면 네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이를 충족하는 처분은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위법하다. 2022두60011(처분이 행정기본법 시행 전인 사건) 판결요지 [1]의 첫 문단이 이를 정한다.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는바, 어떠한 행정처분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는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위법하다. (2022두60011 판결요지 [1])

행정청의 설명을 믿고 행위한 사람이 처분을 다투려면 첫째부터 넷째까지의 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을 각각 정리하고, 그 처분이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살핀다.

같은 취지로 2014두1628 이유 1.나.1)(행정기본법 시행 전 판결)은 같은 요소를 ①부터 ⑤까지 번호를 매겨 적고, ⑤에 「그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를 든다. 2021두45671 이유 3.나.1)(처분이 행정기본법 시행 전인 사건)도 같은 취지다. 재량준칙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진 경우의 자기구속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따로 정리한다.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는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

대법원은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를 실질에 의하여 판단한다(2022두60011 판결요지 [1], 처분이 행정기본법 시행 전인 사건). 그 판단은 반드시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고, 담당자의 조직상의 지위와 임무, 해당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및 그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가능성에 비추어 한다.

공적 견해표명이 있다고 인정하는 기준

2021두45671(처분이 행정기본법 시행 전인 사건)은 이유 3.나.1)에서 공적 견해표명이 있다고 인정하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적는다.

신뢰보호원칙의 적용 요건인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지만, 공적 견해표명이 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담당자의 조직상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등에 비추어 그 언동의 내용을 신뢰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 (2021두45671 이유 3.나.1))

담당 공무원의 말을 들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공무원의 지위·임무와 언동의 경위에 비추어 내용을 신뢰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공적 견해표명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

2021두45671은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부적합 통보의 취소 사건에서 공적 견해표명을 인정하지 않았다. 원고의 직원들은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 여부 통보 업무 등을 담당하던 공무원에게 이 사건 공장에서 금속원료재생업을 할 수 있는지를 구두로 문의했고, 그 답변은 이 사건 관리기본계획의 내용을 그대로 알려준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이유 3.나.2) 가)). 다른 공무원은 그 당시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 않았고, 담당 공무원의 답변 내용을 원고의 직원들에게 전달하였을 뿐이다(이유 3.나.2) 나)).

또 원고의 임직원이 현 소재지에서 1차금속 제조업으로 업종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않고도 금속원료재생업을 할 수 있는지를 서면으로 정식 문의하였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 증명은 없다(이유 3.나.2) 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고, 이 부분 원심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했다(이유 3.나.3)).

공적 견해표명을 인정한 사례

2022두60011 판결요지 2는 반대로 공적 견해표명을 인정한 사례다. 법적으로 혼인한 상태가 아닌 대한민국 국적인 부와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인 모 사이에 출생한 甲과 乙이 출생신고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고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되었으며 각각 17세 때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사안이다.

관할 행정청은 이후 「외국인 모와의 혼인외자 출생신고」라며 가족관계등록부를 말소했고, 출입국관리 행정청은 부모들에게 甲과 乙에 대한 국적 취득 절차를 안내했다. 성년이 된 甲과 乙이 국적보유판정을 신청하자 법무부장관은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적비보유 판정을 했다.

판결요지 [2]는 주민등록번호와 주민등록증이 외부에 공시되어 대내외적으로 행정행위의 적법한 존재를 추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는 점을 든다. 이에 비추어 행정청이 공신력 있는 주민등록번호와 이에 따른 주민등록증을 부여한 행위는 甲과 乙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미성년자였던 甲과 乙이 자신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음을 전제로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행정행위를 신뢰하여 국적법 제3조 및 제8조에 따른 국적 취득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채 성인이 된 점을 든다.

또 성인이 된 甲과 乙이 위 판정으로 국적법 제3조, 제8조에 따라 간편하게 국적을 취득할 기회를 상실하고 평생 이어온 생활의 기초가 흔들리는 중대한 불이익을 입게 된 점을 든다. 출입국관리 행정청으로부터 부모가 아닌 甲과 乙에 대하여도 국적 취득이 필요하다는 안내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甲과 乙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다고 신뢰한 데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도 든다. 이를 종합하여 위 판정은 甲과 乙의 신뢰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한 사례다.

행정청이 문서로 낸 처분서의 이유제시와 해석은 처분의 이유제시와 처분서의 해석이 따로 다룬다.

견해표명을 믿은 사람에게 귀책사유가 있으면 신뢰보호를 받을 수 있나?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있으면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한 둘째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2001두1512 판결요지 [1], 행정기본법 시행 전 판결). 귀책사유의 의미와 판단 대상은 2001두1512 판결요지 [1]이 정한다.

둘째 요건에서 말하는 귀책사유라 함은 행정청의 견해표명의 하자가 상대방 등 관계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 등 부정행위에 기인한 것이거나 그러한 부정행위가 없다고 하더라도 하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 등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귀책사유의 유무는 상대방과 그로부터 신청행위를 위임받은 수임인 등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001두1512 판결요지 [1])

이 판결요지는 둘째 요건 앞뒤로 네 요건을 나열한 뒤,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고 적는다. 신청행위를 다른 사람에게 위임한 경우에는 본인뿐 아니라 수임인 등 관계자에게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 등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하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는지도 살핀다.

2019두51499 판결요지 2는 허위·부실한 계획서가 제출된 사안의 사례다. 준농림지역(이후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에서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던 甲 주식회사가 아스콘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기 위하여 관할 시장으로부터 공장설립 변경승인을 받고 아스콘 공장 증설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설치 변경신고를 마친 사안이다. 배출검사에서 특정대기유해물질에 해당하는 포름알데히드 등이 검출되자 시장은 자연녹지지역 안에서 허가받지 않은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하였다는 사유로 폐쇄명령을 했다.

판결요지 [2]는 공장설립 당시의 관계 법령에 따르면 준농림지역 안에서 특정대기유해물질이 발생하는 위 공장의 설치가 금지되어 있었고, 위 공장은 처분 당시 변경된 자연녹지지역에 설치가 금지된 경우에 해당하여 폐쇄명령의 대상이라고 한다. 공장설립 당시 甲 회사는 위 공장에서 특정대기유해물질은 배출되지 않고 토석의 저장·혼합 및 연료 사용에 따라 먼지와 배기가스만 배출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허위이거나 부실한 배출시설 및 방지시설 설치 계획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므로 시장이 만연히 그 계획서를 믿은 데에 과실이 있더라도 시장의 착오는 甲 회사가 유발한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특정대기유해물질 관련 규제가 적용되지 않으리라는 甲 회사의 기대는 보호가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위 처분이 신뢰보호원칙, 행정의 자기구속 법리, 실효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다.

행정청이 견해를 표명한 뒤 사정이 변경되어 그에 반하는 처분을 하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나?

행정청이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뒤 사정이 변경되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2018두34732 판결요지 [3]). 이 판결요지의 첫 단락은 다음과 같다.

신뢰보호의 원칙은 행정청이 공적인 견해를 표명할 당시의 사정이 그대로 유지됨을 전제로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사후에 그와 같은 사정이 변경된 경우에는 그 공적 견해가 더 이상 개인에게 신뢰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하더라도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2018두34732 판결요지 [3])

견해표명을 받은 뒤 그 견해표명의 전제가 된 사정이 달라진 사람은 처분이 사정 변경 뒤에 이루어졌는지, 그럼에도 신뢰의 대상이 유지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대조한다. 2018두34732는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6. 1. 27. 법률 제139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적용된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관리처분계획 인가처분 취소 사건이고, 선고(2020. 6. 25.)가 행정기본법 시행 전이다. 참조조문 [3]은 행정절차법 제4조 제2항을 든다. 같은 판결요지 [3]의 둘째 단락은 재건축조합에서 일단 내부 규범이 정립되면 조합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이 존속하리라는 신뢰를 가지게 되므로, 내부 규범 변경을 통해 달성하려는 이익이 종전 내부 규범의 존속을 신뢰한 조합원들의 이익보다 우월해야 한다고 따로 정한다. 조합 총회결의는 이 글의 범위 밖이다.

당사자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한 처분을 취소할 때 당사자의 신뢰는 어떻게 고려되나?

행정청은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할 가치가 있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을 장래를 향하여 취소할 수 있다(행정기본법 제18조 제1항 단서).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의 전부나 일부를 소급하여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 같은 항 본문이다.

당사자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처분을 취소하려는 경우에는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취소로 달성되는 공익과 비교ㆍ형량(衡量)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본문). 다만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처분을 받은 경우」(제1호)와 「당사자가 처분의 위법성을 알고 있었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제2호)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같은 조 제2항 단서).

2014두46843(행정기본법 시행 전 판결, 구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사건)은 판결요지 [2]에서 직권취소의 요건과 증명책임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일정한 행정처분으로 국민이 일정한 이익과 권리를 취득하였을 경우에 종전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음을 전제로 직권으로 이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은 이미 취득한 국민의 기존 이익과 권리를 박탈하는 별개의 행정처분으로, 취소될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어야 하고, 나아가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취소해야 할 공익상 필요와 취소로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는 것이며, 하자나 취소해야 할 필요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기존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는 처분을 한 행정청에 있다. 이러한 신뢰보호와 이익형량의 취지는 구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른 입주계약 또는 변경계약을 취소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2014두46843 판결요지 [2])

수익적 처분이 취소된 당사자는 행정청이 처분의 하자와 취소해야 할 필요성을 증명했는지, 비교·교량에서 당사자의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가 반영되었는지를 확인한다. 조문과 판결요지는 각자의 문언대로 읽고, 한쪽으로 다른 쪽의 요건을 풀이하지 않는다.

새로운 법령등이나 새로운 해석 또는 관행이 불리하게 적용되면 신뢰보호를 주장할 수 있나?

행정처분은 근거 법령이 개정된 경우에도 경과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처분 당시 시행되는 법령과 그에 정한 기준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다(2013두26552 판결요지 [1], 행정기본법 시행 전 판결). 다만 개정 전 법령의 존속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개정 법령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그러한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따름이다(같은 판결요지 [1]).

새로운 법령등과 새로운 해석 또는 관행의 조문

현행 행정기본법은 법령등의 시간적 적용을 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 나누어 정한다. 위 판결은 행정기본법 시행 전 사건이므로 아래 조문을 판결의 근거로 읽지 않는다.

조문문언
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3항「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 다만,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
행정기본법 부칙 제2조(2021.3.23)「제14조제3항 단서의 규정은 이 법 시행일 이후 제재처분에 관한 법령등이 변경된 경우부터 적용한다.」

제재처분을 받는 사람은 제2항이 아니라 제3항의 위반행위 당시 법령등이 원칙이다. 행정청은 법령등의 해석 또는 행정청의 관행이 일반적으로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졌을 때에는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해석 또는 관행에 따라 소급하여 불리하게 처리하여서는 아니 된다(행정절차법 제4조 제2항).

개정 법령의 적용과 소급입법

2013두26552(공무원연금법에 따른 급여제한 및 환수처분 사건) 판결요지 [1]은 위 원칙과 예외 사이에서 소급입법 여부를 이렇게 정한다.

개정 법령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국민의 재산권과 관련하여 종전보다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법령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개정 법령을 적용하는 것이 헌법상 금지되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라고 할 수는 없다. (2013두26552 판결요지 [1])

같은 판결요지의 둘째 단락은 법령불소급의 원칙이 법령의 효력발생 전에 완성된 요건 사실에 대하여 당해 법령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일 뿐, 계속 중인 사실이나 그 이후에 발생한 요건 사실에 대한 법령적용까지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비교·형량 요소와 경과규정

2008두9324(구 조세특례제한법이 적용된 법인세 사건, 행정기본법 시행 전 판결) 판결요지 [1]은 신뢰보호의 원칙 위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침해받은 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중한 정도, 신뢰가 손상된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 등과 다른 한편으로는 개정 법령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야 한다고 한다.

2011다14428(국가배상 사건, 행정기본법 시행 전 판결) 판결요지 [1]은 법령의 개정에서 입법자의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구 법령의 존속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도 정당하며 법령의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가 극심하여 새로운 법령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그러한 신뢰의 파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면 입법자는 경과규정을 두는 등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할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적절한 조치 없이 새 법령을 그대로 시행하거나 적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한다.

같은 판결요지는 입법자가 이러한 신뢰보호 조치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관련 당사자의 신뢰의 정도, 신뢰이익의 보호가치와 새 법령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야 한다고 한다. 개정 전 법령을 믿고 행위한 사람은 처분에 개정 법령이 적용되는지(앞의 두 판결)와 경과규정 등 보호 조치가 필요했는지(이 판결)를 나누어 확인한다.

행정청이 장기간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으면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되나?

행정청은 권한 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여 국민이 그 권한이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권한을 행사해서는 아니 된다. 이는 행정기본법 제12조 제2항 본문의 문언이다. 다만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같은 조 제2항 단서).

87누915(구 행정서사법이 적용된 행정서사허가취소처분 취소 사건, 행정기본법 시행 전 판결) 판결요지 다는 실권 또는 실효의 법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실권 또는 실효의 법리는 법의 일반원리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바탕을 둔 파생원칙인 것이므로 공법관계 가운데 관리관계는 물론이고 권력관계에도 적용되어야 함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겠으나 그것은 본래 권리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의무자인 상대방은 이미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게 되거나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추인케 할 경우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될 때 그 권리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87누915 판결요지 다)

처분의 상대방은 행정청에 권한 행사의 기회가 있었는데도 장기간 권한이 행사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 때문에 권한이 행사되지 않을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게 되었다는 사정을 대응시켜 정리한다. 조문의 단서가 정한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의 유무도 함께 살핀다.

실무 체크포인트

  • 다투는 신뢰의 대상이 행정청의 견해표명인지 법령등의 해석 또는 관행인지 구별한다(행정기본법 제12조 제1항, 행정절차법 제4조 제2항).
  • 인용하려는 판결의 처분일이나 선고일이 행정기본법 시행(공포 2021. 3. 23.) 전인지 확인한다(행정기본법 부칙 제1조).
  • 견해표명을 한 담당자의 조직상 지위와 임무, 언동의 경위를 기록으로 확인한다(2021두45671 이유 3.나.1)).
  • 답변한 공무원이 해당 업무를 담당했는지와 서면으로 정식 문의했는지를 확인한다(2021두45671 이유 3.나.2)).
  • 신청 때 허위이거나 부실한 계획서를 제출했는지 확인한다(2019두51499 판결요지 [2]).
  • 신청행위를 위임한 수임인 등 관계자가 하자를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는지 확인한다(2001두1512 판결요지 [1]).
  • 견해표명 뒤 사정이 변경되었는지, 처분이 그 뒤에 이루어졌는지 확인한다(2018두34732 판결요지 [3]).
  • 취소된 수익적 처분이면 하자와 취소 필요성에 관한 행정청의 증명 자료를 확인한다(2014두46843 판결요지 [2]).
  • 법령 개정이 문제이면 사실관계가 개정 법령 시행 전에 완성 또는 종결되었는지, 신청에 따른 처분인지 제재처분인지 확인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제3항, 2013두26552 판결요지 [1]).
  • 장기간 권한 불행사가 문제이면 권한 행사의 기회와 불행사 기간,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를 정리하고,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인지도 확인한다(행정기본법 제12조 제2항, 87누915 판결요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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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1월 6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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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