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대금 지급거절권은 제3자가 매매 목적물에 권리를 주장하여 매수인이 매수한 권리의 전부나 일부를 잃을 위험이 있을 때, 그 위험의 한도에서 대금 지급을 보류하는 권리다. 매도인이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면 이 사유로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민법 제588조).
쉽게 말하면 — 산 부동산에 남은 근저당권 때문에 소유권을 잃을 위험이 있다면, 그 위험을 감당하는 범위의 돈을 잠시 보류할 수 있습니다. 위험보다 큰 금액까지 당연히 보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근저당권이 남아 있으면 얼마를 보류할 수 있는가?
매도인이 말소할 의무가 있는 근저당권을 말소하지 못하면, 매수인은 그 위험의 한도에서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96다6554 판결요지). 특별한 약정이 없고 완전한 소유권이전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면, 말소등기가 될 때까지 그 등기상의 담보한도금액에 상당한 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87다카1029 판결요지 가).
다만 매수인이 실제 피담보채무액을 확인하여 알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 확인된 채무액의 한도에서 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다. 채권최고액을 언제나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96다6554 판결요지·이유 2).
대법원은 매수인이 4억 6,000만 원의 지급을 보류할 당시 실제 피담보채무액이 1억 5,000만 원임을 확인했던 사건에서, 미지급 잔대금에서 그 실채무액을 공제한 3억 1,000만 원에 대한 인도일 이후의 법정이자 지급의무를 인정한 원심을 수긍했다(96다6554 이유 2). 보류액과 등기상 담보한도금액, 실제 채무액을 각각 구분한다.
이미 부동산을 넘겨받았으면 이자는 내야 하는가?
정당하게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대금에는 목적물을 인도받았더라도 인도 후 이자가 붙지 않는다(96다6554 이유 2, 2011다98129 이유 1).
민법 제587조는 인도받은 날부터 매수인에게 대금 이자를 부담시키되, 대금 지급에 기한이 있는 때에는 그 인도에 따른 이자 지급의무를 예외로 정한다(민법 제587조). 대법원은 소유권이전등기와의 동시이행항변권 등 정당한 지급거절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이자 지급의무도 생기지 않는다고 보았다(2011다98129 이유 1).
그 사건에서도 실채무액을 공제한 나머지 대금에 대해서만 인도일 이후의 법정이자가 인정되었다(96다6554 이유 2). 일부 금액에만 지급거절 사유가 있다면 이자 여부도 금액을 나누어 검토한다.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지 않는 경우와 어떻게 다른가?
제3자의 권리로 인한 상실 위험은 민법 제588조의 문제이고,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와 대금 지급의 맞교환은 동시이행의 문제다(민법 제588조, 같은 법 제536조).
중도금을 먼저 내기로 했더라도, 매도인이 말소할 근저당권 때문에 완전한 소유권이전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으면 담보한도금액 상당의 지급거절이 중도금 단계에서도 문제 된다(87다카1029 판결요지 가). 거절할 수 있는 범위는 상실 위험의 한도다(민법 제588조).
선이행 약정이 있어도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으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민법 제536조 제2항).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아니하였지만 이행기의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에는, 민법 제536조 제2항과 신의칙에 따라 반대급부의 이행이 확실하여 질 때까지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98다13754 판결요지 [3]). 그 거절 권능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이행지체책임이 생기지 않는다(98다13754 판결요지 [3]).
선이행의무인 중도금을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계약이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잔대금 지급기일이 도래할 수 있다. 그때까지 중도금과 잔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채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소요서류가 제공되지 않고 그 기일이 도과했다면, 중도금·잔대금의 지급과 서류 제공은 동시이행관계에 놓인다. 그때부터는 매수인이 중도금 미지급의 지체책임을 지지 않는다(87다카1029 판결요지 나).
매도인은 보류된 돈을 어떻게 보호하는가?
매도인은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여 제588조에 따른 지급거절 사유를 없애거나, 매수인에게 대금을 공탁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88조 단서, 같은 법 제589조).
담보 제공은 제588조의 거절 사유를 없애고, 공탁 청구는 지급을 거절하는 대금을 매수인이 보유하는 대신 공탁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민법 제588조 단서, 같은 법 제589조). 공탁 청구는 지급거절 대금의 보관 방법을 정하는 것이고, 소유권이전등기 의무와의 동시이행 관계는 그와 별도로 판단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매도인의 말소의무와 말소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등기사항증명서의 채권최고액과 금융기관의 실제 채무 확인 자료를 대조한다. 실제 채무를 언제 확인하여 알았는지도 남긴다.
- 전액 보류에 관한 별도 약정이 있다면 문구와 체결 경위를 확인한다. 약정이 인정되지 않으면 위험액에 따른 보류 한도를 따져야 한다.
- 인도일, 대금 지급기, 이전등기 서류의 제공 여부를 구분하여 보류금의 이자와 지체책임을 계산한다.
- 담보 제공이나 공탁 청구를 받았다면 담보가 해당 상실 위험을 해소하는지와 공탁 대상 금액을 따로 확인한다.
- 실제 권리 상실 뒤의 구제는 매매의 담보책임, 이전등기와 대금의 맞교환은 동시이행에서 함께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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