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공동임차인 중 1인이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대항력 요건을 갖추게 되면 그 대항력은 임대차 전체에 미친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그래서 임차 건물이 양도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임차인에 대한 보증금반환채무 전부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에게 이전되고, 양도인의 채무는 소멸한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이러한 법리는 계약당사자 사이에 공동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지분을 별도로 정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쉽게 말하면 — 여러 사람이 함께 집을 빌렸는데 그중 한 사람만 이사하고 전입신고를 했더라도, 그 사람이 갖춘 대항력은 계약 전체에 미칩니다. 그래서 집이 팔리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함께 빌린 사람들 모두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가 통째로 새 집주인에게 넘어가고, 전 집주인의 의무는 없어집니다. 보증금을 누가 얼마씩 내고 돌려받을지 따로 정해 두었어도 결론은 같습니다.
한 사람만 전입했다면 대항력은 어디까지 미치나?
공동임차인 중 1인이라도 대항력 요건을 갖추게 되면 그 대항력은 임대차 전체에 미친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판결이 다룬 것은 공동임차인 중 1인이 이 대항력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임차 건물이 양도되는 경우다(2021다238650 판시사항). 주민등록의 정확성이나 요건의 유지 같은 일반 문제는 대항력에서 다룬다.
이 판결의 사안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한수원)와 그 직원인 소외 1이 소외 2로부터 아파트를 공동으로 임차했고, 소외 1이 전입신고를 한 상태로 거주했다(2021다238650 이유 1. 가.·나.). 피고는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하여 소외 2의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다음, 유한회사 진디앤씨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2021다238650 이유 1. 라.). 원고는 보험계약에 따라 한수원과 소외 1에게 각 임대차보증금 지분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지급하고,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하는 등의 소를 제기했다(2021다238650 이유 1. 마.).
집이 팔리면 보증금은 누가 돌려주나?
공동임차인 중 1인이 대항력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임차 건물이 양도되면, 보증금을 돌려줄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이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이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수인에게 이전되는 것은 공동임차인에 대한 보증금반환채무 전부이고, 양도인의 채무는 소멸한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임차주택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대법원은 이 조항을 법률상 당연승계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2021다251929 이유 1.). 대항요건을 갖춘 임대주택이 양도된 경우에 그 양수인은 주택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임대인의 임대차계약상의 권리·의무 일체를 그대로 승계한다(2021다251929 판시사항·이유 1.). 그 결과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하게 된다(2021다251929 이유 1.). 합의로 계약상 지위를 넘기는 경우는 계약인수에서 다룬다.
다만 임차인이 임대인의 지위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임차주택의 양도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2021다251929 이유 1.). 그와 같은 경우에는 양도인의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는다(2021다251929 이유 1.). 보증금반환청구의 상대방을 정하는 일반 기준은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의 요건사실에서 다룬다.
2021다251929에서 임차인은 경매로 주택을 낙찰받은 사람이 소유권을 취득한 뒤에도 종전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다(이유 3.). 대법원은 임대인의 지위가 낙찰받은 사람에게 승계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2021다251929 이유 3.). 대법원이 든 사정은 다음과 같다.
- 임차인은 낙찰 전 종전 임대인에게 해지를 통지했다. 그러나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되는 것으로 의제된다(같은 판결 이유 3. 가.). 이 점에 더해 그 통지는 경매절차에서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한 것이어서, 그 사정만으로 지위승계를 원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같은 판결 이유 3. 가.).
-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인은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 이는 대항력을 행사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게 되는 최고가매수인에게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종전 임대인에게 반환을 요구한 것과 모순된다(같은 판결 이유 3. 나.).
- 임차인은 내용증명과 소로 두 사람 모두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다(같은 판결 이유 3. 다.). 내용증명을 보낸 직후에는 낙찰받은 사람이 보증금 반환채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그 사람을 상대로 주택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같은 판결 이유 2. 마.·3. 다.).
보증금 지분을 따로 정했으면 결론이 달라지나?
계약당사자 사이에 공동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지분을 별도로 정했더라도 보증금반환채무 전부가 양수인에게 이전된다는 결론은 마찬가지이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대법원이 든 이유는 다음 세 가지다.
- 공동임차인으로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은 기본적으로 임대차계약에 따른 권리·의무를 함께하겠다는 것이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 임대차보증금에 관한 지분을 정하여 그 지분에 따라 보증금을 지급하거나 반환받기로 약정하였더라도, 임대차계약 자체를 지분에 따라 분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 공동임차인 중 1인이 취득한 대항력이 임대차 전체에 미친다고 보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공시의 목적, 거래관행 등에 비추어 임대차계약을 전제로 법률행위를 하고자 하는 제3자의 권리가 침해된다고 볼 수도 없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이 사건에서 원고는 소외 1만이 대항력 요건을 갖춘 이상 공동임차인 모두가 대항력을 취득할 수 없거나 적어도 한수원은 대항력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2021다238650 이유 2. 나.). 그래서 임대차보증금 전액 또는 그중 적어도 한수원 지분에 대해서는 보증금반환채무가 여전히 피고에게 남아 있다고 했다(2021다238650 이유 2. 나.).
원심은 한수원과 소외 1의 피고에 대한 보증금반환채권은 불가분채권이므로 소외 1이 취득한 대항력은 임대차 전체에 미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다(2021다238650 이유 2. 나.). 대법원은 계약당사자 사이에 한수원과 소외 1의 임대차보증금 지분을 정하여 그 지분에 따라 반환받기로 약정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2021다238650 이유 2. 다.). 그래서 원심이 보증금반환채권을 일반적인 불가분채권으로 단정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2021다238650 이유 2. 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소외 1이 취득한 대항력이 임대차 전체에 미친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다(2021다238650 이유 2. 다.).
이 사건은 왜 다시 심리하게 되었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다(2021다238650 주문). 파기 이유는 대항력이 미치는 범위가 아니라 매매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었다(2021다238650 이유 2. 다.·3.). 원심은 피고와 진디앤씨 사이의 등기부상 원인인 매매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했다(2021다238650 이유 3. 가.).
대법원은 진디앤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서 등기부상 매매대금과 같은 금액을 채권최고액으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한 사정을 들었다(2021다238650 이유 3. 나.). 피고가 원심 변론종결 이후에야 매매계약서와 입출금거래내역을 참고자료 형식으로 제출한 사정도 함께 들었다(2021다238650 이유 3. 나.). 원심으로서는 변론을 재개하여 그 문서를 증거로 제출받고 원고에게 필요한 주장과 증명의 기회를 주어 통정허위표시인지 실질적인 심리를 했어야 한다고 보았다(2021다238650 이유 3. 다.). 그런데도 원심은 아무런 심리도 하지 않은 채 통정허위표시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2021다238650 이유 3. 다.). 대법원은 이 원심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법원의 석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2021다238650 이유 3. 다.).
실무 체크포인트
- 공동임차인 중 누가 인도·주민등록을 마쳤는지, 그 다음 날부터 생기는 대항력이 양도 당시 이미 있었는지 확인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2021다238650 판시사항).
- 공동임차인 중 1인이라도 대항력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임차 건물이 양도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임차인에 대한 보증금반환채무 전부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에게 이전되고 양도인의 채무는 소멸하므로 보증금 반환은 양수인에게 청구한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 계약서에 공동임차인별 보증금 지분이 따로 정해져 있는지 확인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환 청구 상대방을 지분별로 양수인과 양도인으로 나누지 않는다(2021다238650 판결요지).
- 임차인이 임대인의 지위승계를 원하지 않았다면 양도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했는지 확인한다(2021다251929 이유 1.). 임차인은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양도인의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는다(2021다251929 이유 1.).
- 이의 여부는 종전 임대인에게 한 해지 통지나 반환 요구만 보지 말고, 내용증명·소에서 누구에게 반환을 요구했는지와 임차권등기명령을 누구를 상대로 신청했는지도 확인한다(2021다251929 이유 3.). 경매가 있었다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했는지도 확인한다(같은 판결 이유 3.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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