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전자금융거래법에서 말하는 양도에는 단순히 접근매체를 빌려 주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행위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2011도16167). 이 판결의 구 전자금융거래법은 2008. 12. 31. 법률 제93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때 접근매체의 교부가 대출을 받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대출의 대가로 다른 사람이 그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본다(2022도8084). 그렇게 볼 수 있다면 이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고의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2022도8084). 이 판결은 구 전자금융거래법(2020. 5. 19. 법률 제172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 제1호에 관한 것이다.
2011도16167에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불상자에게 금융거래 접근매체인 통장과 현금카드 8개를 양도하였다는 것이다. 공소사실이 적은 양도 시점은 2008. 4. 3.이다. 원심은 피고인이 대출업자를 가장한 자에게 기망당하여 대출금과 함께 통장 등을 반환하여 준다는 말을 믿고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 이 사건 통장 등을 교부하여 이를 편취당한 것으로 보았다(2011도16167). 원심은 통장 등 접근매체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타인에게 확정적으로 이전하여 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접근매체를 양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행위 당시 접근매체를 양도한다는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2011도16167). 대법원은 구 전자금융거래법에서 말하는 양도에는 단순히 접근매체를 빌려 주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행위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았다(2011도16167). 대법원은 원심이 구 전자금융거래법상 양도의 개념에 관하여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보았다(2011도16167).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당시 불상자들의 인적사항이나 사무실 등을 전혀 확인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통장 등을 돌려받을 구체적인 시기나 장소, 방법 등을 정하지도 아니한 점 등을 들었다(2011도16167). 대법원은 이러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8개의 예금계좌를 개설한 후 그 통장 등을 넘겨준 행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장 등을 양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2011도16167).
대법원은 범의에 관해서는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들었다(2011도16167). 피고인은 공소사실보다 앞선 2008. 3. 14. 생활정보지에 실린 광고를 보고 불상자들을 만나 그들의 요구에 따라 광명시 일대 금융기관에서 10개의 예금계좌를 개설한 후 그 통장 등을 넘겨주고 60만 원을 지급받았다. 위 통장 등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었고, 이로 인하여 피고인은 2008. 3. 27. 및 2008. 4. 7. 2회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은 후 2008. 5. 23.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그 무렵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인 2008. 4. 3. 또다시 불상자들을 만나 이 사건 통장 등을 개설하여 넘겨주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당시 피고인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통장 등을 양도한다는 범의도 있었던 것으로 보았다(2011도16167).
대법원은 원심이 신빙성이 없는 피고인의 변소를 그대로 받아들여 무죄를 속단하였고, 거기에는 자유심증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았다(2011도16167). 이에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했다(2011도16167).
2022도8084는 반대로 피고인이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성명불상자의 기망에 속아 대출 원리금 상환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그 목적에 사용하게 할 생각으로 이 사건 카드를 교부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대출의 대가로 성명불상자가 이 사건 카드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를 양도하였다거나 이 사건 카드를 교부할 당시 그러한 인식을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원심의 유죄판결을 파기환송했다(2022도8084).
쉽게 말하면 — 체크카드를 보냈다는 한 장면만 보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약속한 일에만 잠깐 쓰게 한 것인지, 대출을 받는 대가로 상대방이 카드를 마음대로 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도 받아들인 것인지까지 살핍니다.
접근매체 양도는 무엇을 뜻하나?
양도는 일반적으로 권리나 물건 등을 남에게 넘겨주는 행위를 뜻한다(2011도16167). 대출을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예금통장 및 현금카드와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를 교부하는 일이 있다. 이 경우 접근매체의 교부가 단지 접근매체의 일시 사용을 위임한 것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접근매체를 양도한 것인지는 아래에서 보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2022도8084).
현행법 조문은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현행 제49조 제4항은 제6조제3항제1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한 자와 제6조제3항제2호 또는 제3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한 자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제2호). 같은 조 제8항은 제1항부터 제7항까지의 징역형과 벌금형은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접근매체의 뜻, 제6조 제3항 각 호의 구조와 선불전자지급수단·전자화폐 예외는 접근매체 금지행위에서 정리했다.
일시 사용위임이면 왜 양도가 아닌가?
대출을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예금통장 및 현금카드와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를 교부한 경우 그 접근매체의 일시 사용을 위임한 데 지나지 않는다면 구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에서 말하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하지 않는다(2022도8084). 그러나 상대방에게 속았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일시 사용위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2022도8084). 이 경우에도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때 접근매체의 교부가 대출을 받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대출의 대가로 다른 사람이 그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본다(2022도8084). 그렇게 볼 수 있다면 이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고의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2022도8084). 이 판결의 구 전자금융거래법은 2020. 5. 19. 법률 제172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다.
일시 사용위임이라도 대가를 수수·요구·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빌려 주는 행위는 제2호,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빌려 주는 행위는 제3호의 별도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무엇을 종합해 양도 여부를 판단하나?
2022도8084는 대출을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예금통장 및 현금카드와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를 교부한 경우 아래 사정 등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양도 여부를 본다. 교부의 동기가 된 대출에 관하여 그 주체, 금액, 이자율 및 대출금의 수령방식 등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도 관련 사정에 든다(2022도8084).
- 접근매체를 교부하게 된 동기 및 경위
- 교부 상대방과의 관계
- 교부한 접근매체의 개수
- 교부 이후의 행태나 정황
- 교부의 동기가 된 대출에 관하여 그 주체, 금액, 이자율 및 대출금의 수령방식 등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위 사정 등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때 접근매체의 교부가 대출을 받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대출의 대가로 다른 사람이 그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본다(2022도8084). 2022도8084에서는 카드 교부 뒤 성명불상자가 출금한도를 확인한다고 하면서 이 사건 카드와 연결된 계좌에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인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대출의 대가로 성명불상자가 이 사건 카드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를 양도하였다거나 이 사건 카드를 교부할 당시 그러한 인식을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2022도8084).
대여나 보관과는 어떻게 다른가?
2011도16167은 구 전자금융거래법에서 말하는 ‘양도’에는 단순히 접근매체를 빌려 주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행위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았다. 이 판결의 구 전자금융거래법은 2008. 12. 31. 법률 제93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다. 대가 있는 대여의 구체적인 요건은 접근매체 대여의 대가에서 다룬다.
보관의 뜻은 접근매체 보관의 의미에서 다룬다. 하나의 교부행위에서 양도·대여·보관·전달·유통 중 무엇이 성립하는지는 제6조 제3항 각 호의 요소를 각각 대조해야 한다. 제1호는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제2호는 「대가를 수수(授受)ㆍ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를 든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를 든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양도가 아니면 전자금융사고 손해부담도 달라지나?
형사상 양도가 아니라는 결론과 전자금융사고의 손해부담은 별개다.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고로 인하여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전자금융거래법 제9조 제1항).
- 접근매체의 위조나 변조로 발생한 사고(제1호)
- 계약체결 또는 거래지시의 전자적 전송이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제2호)
- 전자금융거래를 위한 전자적 장치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에 따른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한 접근매체의 이용으로 발생한 사고(제3호)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는 제9조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같은 조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용자가 부담하게 할 수 있다(전자금융거래법 제9조 제2항). 그 제1호는 사고 발생에 있어서 이용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로서 그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용자의 부담으로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약정을 미리 이용자와 체결한 경우다(전자금융거래법 제9조 제2항 제1호). 제2항 제1호의 규정에 따른 이용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전자금융거래에 관한 약관에 기재된 것에 한한다(전자금융거래법 제9조 제3항).
시행령은 그 범위의 하나로 이용자가 접근매체를 제3자에게 대여하거나 그 사용을 위임한 경우 또는 양도나 담보의 목적으로 제공한 경우(법 제18조에 따라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전자화폐를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한 경우를 제외한다)를 든다(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제8조 제1호).
실무 체크포인트
- 교부 전에 합의한 사용 목적·기간과 교부 뒤 처리방법을 메시지와 계약자료로 보존한다.
- 대출을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접근매체를 교부한 경우에는 교부의 동기가 된 대출에 관하여 그 주체, 금액, 이자율 및 대출금의 수령방식 등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 확인한다(2022도8084).
- 카드 외에 비밀번호(마목)·인증서(나목)를 함께 제공했는지 정리한다(전자금융거래법 제2조 제10호).
- 이상거래를 안 뒤 반환요구·분실신고·지급정지 등 조치를 한 시점을 기록한다.
관련
- 개념·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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