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17년 행위에 적용된 구 전자금융거래법(2020. 5. 19. 법률 제172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 제2호의 ‘전달’을 타인 명의 금융계좌의 불법적인 거래나 이용에 기여하는 접근매체의 점유 또는 소지의 이전 행위로 보았다(2020도1709). 전자금융거래의 이용자가 법인인 경우 접근매체의 점유를 이전한 이후에도 여전히 법인의 실질적인 의사에 따라 접근매체가 사용·관리되는 경우라면 이를 위 규정의 ‘전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2020도1709).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때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접근매체의 점유를 타인에게 이전함으로써 접근매체가 법인의 실질적인 의사에 따라 사용·관리되지 아니하고 타인 명의 금융계좌의 불법적인 거래 및 이용에 기여하게 되는 경우라면 위 규정의 ‘전달’에 해당한다(2020도1709). 피고인이 이러한 사정을 알고 미필적으로라도 이를 용인하였다면 그에 관한 고의도 있다(2020도1709). 현행 제3호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에서 요구되는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다(2021도17151).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았는지는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등의 행위를 할 당시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주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거래 상대방이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의사가 있었는지 또는 피고인이 인식한 것과 같은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2021도17151).
쉽게 말하면 — 법인 계좌의 접근매체를 남에게 넘긴 경우에는 넘긴 뒤에도 법인의 실제 뜻(실질적인 의사)에 따라 쓰이는지, 남의 이름으로 된 계좌가 불법적인 거래나 이용에 쓰이는 데 보탬이 되는지(기여)를 함께 봅니다.
법인 명의이면 누가 이용자인가?
이용자는 전자금융거래를 위하여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와 체결한 계약(이하 “전자금융거래계약”이라 한다)에 따라 전자금융거래를 이용하는 자를 말한다(전자금융거래법 제2조 제7호). 접근매체는 전자금융거래에 있어서 거래지시를 하거나 이용자 및 거래내용의 진실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같은 조 제10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수단 또는 정보를 말한다(같은 법 제2조 제10호). 대법원은 각 법인 명의의 금융계좌에서 각 법인을 이용자로 보았다(2020도1709). 전자금융거래의 이용자가 법인인 경우 그 접근매체는 법인의 의사에 따라 사용·관리되어야 한다(2020도1709).
점유를 옮겨도 전달이 아닌 경우는 언제인가?
접근매체의 점유를 이전한 이후에도 여전히 법인의 실질적인 의사에 따라 접근매체가 사용·관리되는 경우라면 이를 구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말하는 접근매체의 ‘전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2020도1709). 그러나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때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접근매체의 점유를 타인에게 이전함으로써 접근매체가 법인의 실질적인 의사에 따라 사용·관리되지 아니하고 타인 명의 금융계좌의 불법적인 거래 및 이용에 기여하게 되는 경우라면 위 규정의 ‘전달’에 해당한다(2020도1709).
어떤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나?
판결은 다음 사정 등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도록 했다(2020도1709).
- 법인의 설립 경위
- 전자금융거래계약의 체결 경위
- 접근매체의 점유를 이전하게 된 동기 및 경위
- 접근매체의 점유를 이전한 이후의 정황
제6조 제3항은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전달하는 행위와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전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제3호). 같은 항 본문의 적용 범위와 선불전자지급수단·전자화폐 예외는 접근매체 금지행위에서 다룬다.
현행 제49조 제4항 제2호는 제6조제3항제2호 또는 제3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한 자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 같은 조 제8항은 제1항부터 제7항까지의 징역형과 벌금형은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한다.
판결은 구체적 사건을 어떻게 판단했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피고인은 성명불상자로부터 계좌 개설에 필요한 서류들을 제공받아 20개 법인의 계좌 총 34개를 개설하고, 각 개설 직후 성명불상자에게 계좌 1개당 7~9만 원을 받고 각 계좌의 접근매체를 건네주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2020도1709).
대법원은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성명불상자가 금융계좌 개설을 위하여 노숙자나 타인 명의를 빌려 설립한 각 법인의 금융계좌를 대리인 자격으로 개설한 뒤 그 접근매체를 대가를 받고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하였고 결국 각 법인의 금융계좌는 범죄에 이용되었다고 보았다(2020도1709). 대법원은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가 각 법인 명의의 금융계좌가 이용자인 각 법인이 아닌 자에 의하여 불법적으로 거래되거나 이용될 수 있도록 접근매체의 점유를 타인에게 이전한 것으로, 구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말하는 접근매체의 ‘전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2020도1709).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환송했다(2020도1709).
구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의 전달에 관한 이 결론은 법인계좌의 접근매체를 인계하면 언제나 범죄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때 접근매체가 법인의 실질적인 의사에 따라 사용·관리되지 아니하고 타인 명의 금융계좌의 불법적인 거래 및 이용에 기여하게 되는지와, 피고인이 이러한 사정을 알고 미필적으로라도 이를 용인하였는지가 판단대상이다(2020도1709). 그 전달이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한 것인지(제2호),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한 것인지(제3호)도 판단대상이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제3호).
실무 체크포인트
- 법인의 설립 경위, 전자금융거래계약의 체결 경위, 접근매체의 점유를 이전하게 된 동기 및 경위(누구의 지시였는지 포함)를 확인한다(2020도1709).
- 접근매체 사용자와 사용권한을 정한 내부 문서·메시지를 보존한다.
- 점유 이전 뒤 거래내역 등 접근매체의 점유를 이전한 이후의 정황을 확인한다(2020도1709).
- 대가(제2호)와 범죄에 이용할 목적(제3호)은 각 행위 당시 자료로 나누어 정리한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제3호).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았는지는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등의 행위를 할 당시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주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그 인식도 행위 당시 자료로 정리한다(2021도17151).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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