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 개인정보 제출의 정당행위

고소·고발이나 방어권 행사를 위해 개인정보 자료를 수사기관에 냈더라도 곧바로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제출 목적·상대방·필요 최소성·비실명화 가능성·정보의 성질과 침해 정도 등을 종합해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2023도17590 판시사항 [1]·이유 2가).

쉽게 말하면 — 범죄를 알리려고 경찰에 자료를 내는 것도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넘기는 일입니다. 다만 그 제출이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평가되면 정당행위로 처벌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 냈는지, 혐의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 냈는지, 민감한 정보가 들어 있었는지,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수사기관에 제출하면 언제 정당행위가 될 수 있나?

고소·고발 또는 수사절차에서 범죄혐의의 소명이나 방어권의 행사를 위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증거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경우,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면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2023도17590 이유 2가). 정당행위인지는 개별적인 사안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2023도17590 이유 2가).

판결이 든 사정은 개인정보 제출자가 개인정보를 수집·보유하고 제출하게 된 경위와 목적, 개인정보를 제출한 상대방, 제출 행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제출인지, 비실명화 등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 가능성과 조치 여부·내용이다(2023도17590 이유 2가). 제출한 개인정보의 내용·성질(민감정보 여부 등)·양, 침해되는 정보주체의 법익 내용·성질과 침해의 정도, 개인정보를 제출할 다른 수단이나 방식의 존재 여부, 다른 수단이나 방식을 취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출하게 된 불가피한 사정의 유무 등도 함께 고려한다(2023도17590 이유 2가).

이 기준에 비추면, 혐의와 무관한 개인정보까지 함께 낸 경우는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제출인지라는 사정에서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다.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라면 무엇이 문제 되나?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사람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해서는 안 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 이를 위반해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사람은 현행법상 같은 법 제71조 제9호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2023도17590 사건은 2014년의 제출행위에 구법을 적용했다. 판결이 적용한 누설 벌칙은 구 제71조 제5호이고, 현행 대응 조문은 제71조 제9호다. 업무상 개인정보의 누설 금지 문언은 현행 제59조 제2호에도 남아 있다. 제출행위가 이 금지에 해당하더라도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인지는 따로 판단한다.

2023도17590 판결은 어떤 사정을 보았나?

대법원은 제출 자료가 고발한 범죄혐의와 직접 관련이 있고, 꽃배달내역서 등에 민감정보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제3자가 공공기관의 지위에 있는 수사기관이라는 사정 등을 보아 제출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2023도17590 이유 2다). 피고인은 퇴사한 조합의 조합장을 고발하면서 CCTV 영상, 꽃배달내역서, 무통장입금의뢰서, 송금 전표, 거래내역확인서 등을 증거자료로 첨부했고, 조합장은 농업협동조합법 위반죄 등으로 처벌받았다(2023도17590 이유 1가, 이유 2나 2·3).

대법원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자료가 고발한 범죄혐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자료들이므로, 고발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와 무관하게 고발행위에 포함된 공익적 측면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2023도17590 이유 2다 1).

CCTV 영상은 조합장이 공개된 장소인 공판장에서 수박을 구입해 차량에 싣는 모습을 촬영한 것에 불과하고, 꽃배달내역서·무통장입금의뢰서 등은 일정 범위의 사람들에게 공개될 것이 예정된 자료이며 민감정보 등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보았다(2023도17590 이유 2다 2). 이런 개인정보의 성격에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제3자가 공공기관의 지위에 있는 수사기관인 사정까지 더하면, 조합장에게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어떠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2023도17590 이유 2다 2).

특정 범죄사실을 고발하는 경우에 고발장 등에 일정 부분의 개인정보를 기재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수사기관이 고발장·증거자료와 그에 포함된 개인정보를 수사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도 보았다(2023도17590 이유 2다 3). 대법원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2023도17590 이유 1나·2라·주문).

고소·고발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혐의사실별로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대응시키고, 관련 없는 사람의 정보와 불필요한 식별정보는 제외하거나 가린다. 판결은 판단 사정 가운데 개인정보를 제출할 다른 수단이나 방식의 존재 여부와, 다른 수단이나 방식을 취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출하게 된 불가피한 사정의 유무도 들었다(2023도17590 이유 2가). 원본·사본·발췌본 가운데 무엇을 낼지는 이 두 사정에 비추어 검토하고, 수사기관이 원본을 요구했는지도 함께 확인한다.

거래내역 전체가 아니라 특정 지급 한 건이 혐의와 관련된다면, 다른 거래와 계좌정보를 가린 자료로 충분한지 먼저 검토합니다. 원본 전체가 필요할 때에는 그 이유와 제출처를 기록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각 첨부자료가 어느 범죄혐의와 직접 관련되는지 확인해 대응표를 만든다(2023도17590 이유 2다 1).
  • 공개된 장소에서 찍은 영상인지, 민감정보가 있는지, 고발 대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정보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확인한다(2023도17590 이유 2가·다 2).
  • 자료를 낼 상대방을 확인한다. 개인정보를 제출한 상대방은 판단 사정의 하나이고, 이 사건에서는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수사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보았다(2023도17590 이유 2가·다 3).
  • 재판부에 증거를 제출할 때에는 재판상 개인정보 제출의 정당행위도 확인한다.

관련

최종 수정 2026년 9월 12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위임 · Q&A

법률문제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명쾌한 해답을 찾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