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대여자의 책임이란, 자기 성명·상호를 타인에게 빌려줘 영업하게 한 사람(명의대여자)이, 그 명의차용자를 영업주로 오인하고 거래한 제3자에 대해 명의차용자와 연대해 변제할 책임을 지는 것이다(상법 제24조). 외관을 만든 자가 그 외관을 믿은 제3자에게 책임지는 외관책임의 한 예다.
쉽게 말하면 — “내 이름(상호)으로 장사해도 좋다”고 빌려줬는데, 거래 상대방이 그 가게를 빌려준 사람의 것으로 믿고 거래했다면, 빌려준 사람도 빌린 사람과 함께 빚을 갚아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간판을 빌려준 책임입니다.
언제 책임을 지는가
세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상법 제24조). 첫째, 명의대여자가 자기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해 영업할 것을 허락했어야 한다. 둘째, 명의차용자가 그 성명·상호로 실제 영업을 했어야 한다. 셋째, 제3자가 명의차용자를 명의대여자(영업주)로 오인하고 거래했어야 한다.
제3자의 오인이 핵심이다. 제3자에게 경과실이 있더라도 책임은 인정된다. 다만 제3자가 명의차용 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명의대여자는 책임을 지지 않으며, 그 중과실의 증명책임은 면책을 주장하는 명의대여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10512 판결). 명의차용자가 자기 이름으로 거래해 오인 자체가 없을 때도 책임이 생기지 않는다.
상대방이 “이 가게는 간판 주인 것이구나” 하고 믿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실제 운영자가 따로 있다는 걸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했으면 알 수 있었던 경우(중대한 과실)에는 간판 빌려준 사람이 책임지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실은 간판을 빌려준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어떤 책임을 지는가
명의대여자는 명의차용자와 연대해 변제할 책임을 진다(상법 제24조). 이 연대책임은 부진정연대책임으로 본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다91886 판결). 같은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라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서 한쪽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다른 쪽 채무도 그만큼 소멸한다.
다만 부진정연대채무라서, 채무자 1인에 대한 이행청구나 채무 승인 같은 소멸시효 중단사유, 시효이익 포기는 다른 채무자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대법원 2010다91886 판결). 명의대여자와 명의차용자에 대한 소멸시효는 각각 독립해서 진행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상호등기가 없어도 명의대여자 책임은 성립할 수 있다. 상호등기는 대항요건일 뿐, 이 책임의 전제조건이 아니다.
- 명의 허락이 있었는지가 사실관계의 핵심이다. 간판·세금계산서·계약서 명의 등 외관을 종합해 본다.
- 소멸시효는 명의대여자·명의차용자 각각 독립해 진행한다. 한쪽에 대한 시효 중단이 다른 쪽에 미치지 않으니, 회수 대상이 둘이면 각각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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