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마988 :: 상속포기의 소급효와 피고경정의 요건

대법원 2003. 8. 11. 자 2003마988 결정(구상금등). 채권자가 상속포기 사실을 모르고 1순위 상속인들을 피고로 삼은 경우 그 소급효 때문에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명백한 때에 해당해 후순위 상속인으로 피고경정을 할 수 있다고 본 결정이다.

의의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있으므로(민법 제1042조), 상속을 포기한 1순위 상속인들은 처음부터 상속인 신분을 갖지 않았던 것이 된다. 채권자가 상속포기 사실과 그 효력을 몰라 이들을 피고로 적은 것은 상속인 확정에 관한 법률적 평가를 그르친 경우여서, 당시 민사소송법 제234조의2 제1항이 정한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명백한 때」에 해당하고 후순위 상속인으로 피고경정을 할 수 있다. 상속포기에 따른 후순위 상속인의 확정은 호적등본 제출과 민법의 상속순위 규정 적용만으로 가능하고 본격적인 증거조사나 법률판단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사실관계

기술신용보증기금(재항고인)이 망 길봉환의 1순위 상속인 김숙애 외 3인을 피고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다. 소송 중 이들이 소 제기 전에 이미 상속을 포기한 사실이 드러나자 2순위 상속인 길용순·박덕점으로 피고표시정정을 신청했다. 제1심은 이를 기각했고, 원심(부산지법 2003라60)은 이 신청이 피고경정 신청에 해당하는데 착오로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라며 항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피고경정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했다.

관련

전문

판례 전문 펼치기
【재항고인】 기술신용보증기금

【원심결정】 부산지방법원 2003.5.6. 자 2003라60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원심은, 재항고인이 망 길봉환의 1순위 상속인들인 김숙애 외 3인을 피고로 하여 부산지방법원 2002가단133323호로 구상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소송진행 중 위 피고들이 소제기 이전에 이미 상속을 포기하였음을 알게 되어 2순위 상속인들인 길용순, 박덕점으로 피고표시정정을 신청하였으나 제1심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이는 착오에 의하여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결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데 대하여, 재항고인의 피고표시정정신청은 피고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그 표시만을 정정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를 새로 교체하는 피고경정신청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소송 도중 제1순위 상속인들인 피고들의 상속포기 주장 및 증거제출에 의하여 비로소 재항고인이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으로 밝혀진 사실이 인정될 뿐, 이 사건 소송의 청구취지나 청구원인 기재내용 자체에 비추어 항고인이 법률적 평가를 그르치거나 법인격의 유무에 관하며 착오를 일으켜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분명한 경우라고는 할 수 없어 피고경정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항고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민사소송법 제234조의 2 제1항이 규정하는 피고경정은 소송경제의 이상에 중점을 둔 것으로서 경정전 피고로 특정되었던 사람에게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원고가 제소 당시 의도하였던 상대방으로 경정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므로 그 규정에서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명백한 때’라고 함은 소장 중의 당사자 표시, 청구취지나 청구원인의 기재 내용을 종합적으로 보아 원고가 법률적 평가를 그르치는 등의 이유로 피고의 지정이 잘못된 것이 명백하거나 법인격의 유무에 관하여 착오를 일으킨 것이 명백한 경우 등을 말하고, 원고의 주장 전체로서도 피고로 되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가 특정되지 않고 증거조사를 거쳐 사실을 인정하고 그 인정사실에 터잡아 법률판단을 해야 그 사람이 특정될 수 있는 경우는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민법 제1042조는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 사건 소송의 피고들은 처음부터 상속인으로서의 신분을 보유하지 아니하였던 것이 되고, 나아가, 그 소장기재로부터 재항고인의 제소 당시의 진정한 의도는 망 길봉환의 법적 상속인들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려던 것이었음을 알 수 있고 다만 상속포기 사실과 그의 효력을 알지 못하여 상속인이 아닌 자들을 피고로 기재하였던 것에 불과하여 결과적으로 상속인의 확정에 관한 법률적 평가를 그르친 경우에 해당된다고 이해되고, 또한 상속포기에 따른 후순위 상속인의 확정은 호적등본의 제출과 민법상의 상속순위에 관한 규정의 적용만으로도 가능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이를 정도의 증거조사나 법률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재항고인의 피고경정신청 취지의 피고표시정정신청은 법률적 평가를 그르침으로 인하여 피고의 지정이 잘못된 것이 명백한 때에 해당하여 민사소송법 제234조의 2 제1항 소정의 피고경정 요건에 부합한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에서 피고경정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데에는 피고의 경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사유가 있어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나머지 재항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더욱 심리한 다음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조무제(주심) 손지열

최종 수정 2026년 9월 5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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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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