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58768 판결(청구이의). 개정 민법 부칙 제3조의 경과조치에 따른 특별한정승인에서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한 점」의 의미와 증명책임, 법정단순승인 사유인 고의의 재산목록 불기입의 의미를 밝힌 판결이다.
의의
개정 민법 부칙 제3조는 1998. 5. 27.부터 개정 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를 안 자 중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한 자에게 특별한정승인을 허용하는 경과조치를 두었다.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한다」는 것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고, 그 점의 증명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2003다30517). 상속채권자들이 사망 1년여 뒤에야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했다면 상속인이 그 기간 내에 초과 사실을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볼 수 있고, 사망 뒤 자발적으로 상속채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중과실이 되지 않는다. 민법 제1026조 제3호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는 상속재산을 은닉해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 기입하지 않은 것을 말하므로, 이미 경매로 처분된 재산을 누락한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2010다7904가 이 판결을 참조판례로 든다.
사실관계
피고는 망 박종민에 대한 대여금 확정판결을 가진 채권자다. 망인은 1998. 9. 19. 사망해 원고 등 8인이 공동상속인이 되었고, 사망 1년여 뒤인 1999. 10. 23.경부터 상속채권자들의 신청으로 상속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가 진행되어 2001년 배당이 끝났다. 피고는 2002년 공동상속인 전원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받아 원고 소유 동산을 압류했고, 원고는 그 무렵 한정승인을 신고해 2002. 4. 8. 수리 심판을 받았다. 원고는 한정승인을 이유로 청구이의의 소를 냈다. 원심(서울고법 2003나20468)은 중대한 과실의 증명책임을 채권자에게 있다고 전제했으나, 대법원은 증명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고 바로잡으면서도 한정승인이 적법하다는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19조 제3항,
제1026조 제3호,
부칙(2002. 1. 14.) 제3조
관련
- 개념·해설
전문
판례 전문 펼치기
【피고,상고인】 지문규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영택)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10. 9. 선고 2003나2046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민법 부칙 제3조는 “1998. 5. 27.부터 개정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다가 개정민법 시행 전에 그 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는 개정민법 시행일부터 3월 내에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개정규정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는 경과조치를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한다 함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을 의미하고,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다3051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 망 박종민(이하 ‘망인’이라 한다)을 상대로 판시 대여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995. 5. 12. ‘박종민은 피고에게 금 38,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4. 9. 11.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승소 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1995. 7. 1. 확정된 사실, 망인은 1998. 9. 19. 사망하여 원고와 소외 박정순, 박경순, 박대순, 박남순, 박혜순, 박향숙 및 박기순이 공동상속인이 된 사실, 망인이 사망한 지 1년여가 경과한 1999. 10. 23.경에서야 비로소 망인 소유의 삼척시 원덕읍 노경리 산 150 임야 18,843㎡(1998. 4. 29. 산 150 임야 18,678㎡와 산 150-1 임야 165㎡로 분할되었음) 중 18,743/18,843 지분(이하 ‘삼척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근저당권자로서 상속채권자인 피고의 신청에 의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어 그 경매개시결정이 1999. 12. 10.경 원고에게 송달되었고, 그 경매절차에서 피고의 아들인 지용현이 낙찰받아 2000. 4. 25. 그 낙찰대금을 납부한 사실, 그 후 망인 소유의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 258-1 대 120㎡ 중 112/120 지분 및 위 지상 목조시멘기와지붕단층주택 81.22㎡(이하 ‘청원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근저당권자로서 상속채권자인 강외농업협동조합의 신청에 의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어 2001. 3. 27.경 그에 따른 배당이 종료된 사실, 피고는 2002. 3. 18.경 위 확정판결에 원고와 공동상속인 전원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은 후, 2002. 4. 30.경 원고 소유의 이 사건 각 동산에 대하여 판시 압류집행을 한 사실, 한편 원고는 승계집행문을 송달받을 무렵 청주지방법원 2002느단166호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의 한도에서 망인의 채무를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한정승인을 신고하여 2002. 4. 8. 이를 수리하는 심판을 받은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처럼 상속채권자들이 망인이 사망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서야 그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즉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망인의 사망 후 자발적으로 망인의 상속채무 등을 조사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고, 1999. 12. 10.경 상속부동산에 관한 경매기일통지서를 받고도 그 절차에 불출석한 것은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중과실이 있는가 하는 점과는 무관한 사항이라 할 것이다.
원심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점에 관한 중대한 과실의 입증책임이 채권자인 피고에게 있음을 전제로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함으로써 입증책임을 전도한 위법을 저질렀고, 중대한 과실의 의미에 관한 원심의 설시가 부적절한 점이 없지 않으나, 원고의 한정승인이 적법하다고 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이나 중대한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2. 단순승인의 의제 여부에 대하여
법정단순승인 사유인 민법 제1026조 제3호 소정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라는 것은 한정승인을 함에 있어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0968 판결 참조).
원심은, 한정승인신고를 함에 있어 상속재산목록에 기입하여야 하는 상속재산에는 상속채무는 물론 상속개시 당시의 피상속인 소유의 재산 모두가 포함된다고 할 것인데, 망인의 상속재산 중 삼척 부동산, 청원 부동산, 망인 명의의 전화가입권이 있었음에도 2000. 3. 28. 한정승인신고를 하면서 상속재산목록에 TV 1대만을 기입하였으나, 이는 원고의 조카인 박상혁이 원고의 한정승인신고를 대행함에 있어 이미 상속채권자들에 의하여 경매처분된 삼척 부동산과 청원 부동산 등 한정승인신고 당시 남아 있지 않은 상속재산은 상속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그 기입을 누락하였고, 망인의 주거지에 가서 확인한 결과 TV 1대밖에 없어 그것만이 그때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상속재산으로 알고 TV 1대만을 상속재산목록에 기입하였기 때문이므로 원고에게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오인이나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3. 위법한 석명권의 행사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원심이 변론주의에 위배하여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석명권을 잘못 행사한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유지담(주심) 배기원 김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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